건강정보

 

 

 

일상의 힐링,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

 

바야흐로 정원의 시대다. 팬데믹을 오랜 시간 겪으면서 정원문화는 우리의 일상에 굳건히 뿌리내리게 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정원을 마지막 귀중한 자산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행복한, 또 손길을 더할수록 위안이 되는 식물과 정원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담았다.

 

흙은 인간이 비롯된 곳이자 터전이다. 또 인간이 죽으면 돌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봄이 되면 새싹이 트고 가을이면 열매가 맺히고 다 시 흙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섭리를 가만히 보는 것만으로도 인간 은 행복하다. 때문에 ‘정원’을 가꾸는 일은 인간 본성에 가장 가까 운 행동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이들에게 자연에 회귀하라 는 주장은 도시인들에게는 다소 억지스러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 다. 그렇다면 자신의 공간에 식물을 들여 자신만의 감성을 담은 정 원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식물과 같이 살면서 에너지를 얻는다고 고백하는 이들이 점점 늘 어나고 있다. 그리고 식물을 또 정원을 즐기는 방법에 대해 궁금 해 하고 고민하기도 한다. 온갖 풀들이 물결치고 가을이면 형형색 색으로 물드는 나무들이 있고, 그 가운데 캐노피 침대가 놓여 있 는 정원까지는 상상할 수 없지만 날이 뜨거울 때는 그늘에 앉아 쉬 고 햇살이 좋은 봄에는 태양 아래 앉아 쉴 수 있는 정원 또는 집 안 의 식물 쉼 포인트 정도는 누구나 만들 수 있다. 정원에서 얻은 에 너지는 단순한 기분 좋음에서 끝나지 않는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과 자신감을 갖게 해준다. 일상을 긍정의 에너지로 가득 채우는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을 좀 더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정원사의 가드닝 매뉴얼

 

사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도시인이 자신만의 정원을 가꾸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럴 때 집 안에 한두 개의 식물을 들이는 것으로 정원을 대신해 보라고 이지선 정원사는 설명한다. 도시 속 나만의 정원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이지선 정원사가 제안하는 6가지 가드닝 매뉴얼.

 

1 책임감과 배려심을 갖는다. 식물을 키우는 건 반려동물을 키우 는 것만큼 노력도 많이 필요하고 책임감도 있어야 한다. 또 식 물은 살아 있는 생명이라서 그저 아름다워 보이는 것에 초점을 맞 추기보단 생육이 잘 이루어지면서 아름다워 보이는 게 중요하다. 또 식물 옆에 식물과 관련 있는 소품들을 함께 두면 좋다. 예를 들 어 화분 옆에 앤티크 분무기를 두면 인테리어 소품이 되기도 하고 수시로 물을 줄 수 있다.

 

 

2 식물의 뿌리를 공부한다. 초 보자가 작은 화분을 구입 했다면 뿌리의 흙을 털어가며 화분에 먼저 심어보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다. 식물에게 뿌리는 가 장 중요한 부분이니 뿌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공부할 필요가 있다. 또한 화분의 흙은 물을 주면서 영양분이 빠지기 마련이니 만약 작 은 화분을 구입했다면 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흙을 충분히 더 채워 달라고 요청하면 식물이 살기에 훨씬 더 좋은 환경이 된다.

3 물주기 알람을 설정한다. 많은 사람이 식물 관리를 어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물주기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하지만 식물의 물주기만 제대로 알아두면 크게 어렵지 않다. 식물이 죽는 이유 중 하나는 과습이다. 흙이 오랜 시간 젖은 채로 있으면 뿌리는 호흡을 하지 못해 탈이 난다. 물을 주되 건조하게 키우는 것이 중요한데, 흙의 3분의 1 지점까지 파 봤을 때 건조하면 물을 주면 된다. 계절 마다 흙을 파 보아 식물의 물을 줄 때를 파악하고 핸드폰을 이용해 물주기 알람을 설정해놓으면 좋다.

 

 

4 정원은 자연스러워야 한다. 마당 있는 집 또는 아파트 1층에 정 원을 꾸민다면 너무 많은 시간을 들여 지나치게 깔끔하게 정 리하기보다는 최대한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으로 연출하는 것이 좋다. 특히 초보자라면 완벽한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가장 좋은 모습은 원래 가지고 있던 자연 상태에 나무와 꽃 등을 심어 풍성함을 살리는 것이다.

5 원예 초보자라면 채소를 키워보자. 대부분의 채소는 비교적 쉽 게 기를 수 있다. 특히 호박, 오이, 가지, 토마토 등은 식물줄 기 역시 왕성하게 잘 자라는 편으로 원예 초보자에게 추천한다. 우 리 집 마당에서 직접 키운 채소를 먹는 재미와 뿌듯함은 덤이다.

6 흙에 최대한 신경 쓴다. 좋은 흙을 고르는 것은 식물을 키우는 데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다. 좋은 흙이란 적당한 영양분과 수분을 간직한 것이다. 또한 흙의 물 빠짐과 영양분을 면밀히 파악 하고, 필요한 경우 부엽토, 마사토, 피트모스 등을 혼합해 사용한 다. 흙은 나중에 변경하기 어렵기 때문에 처음부터 환경에 맞는 것 을 잘 골라야 한다. 부엽토에 효소를 넣어서 1년 정도 보관한 뒤 겨 울을 나기 전에 정원에 이불처럼 덮어주면 흙이 훨씬 촉촉하게 유 지된다.

 

 

정원과 식물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알아야 할 것

 

뉴욕 ‘하이라인’과 시카고 ‘루리가든’의 식재 디자인을 한 세계적인 정원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는 “나에게 가장 큰 영감의 원천은 자연입니다. 자연을 그대로 본뜨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분위기를 전하는 것이 내가 하는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나만의 정원을 보다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선 섬세한 디테일이 필요하다. 돈 주고도 배울 수 없는 귀한 식물과 정원 가꾸기의 정보가 담긴 온라인 콘텐츠는 물론 수준 높은 공공의 정원을 즐기는 노하우 그리고 식물과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까지 6월 한창 아름다움을 뽐내는 정원과 식물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이모저모를 담았다.

 

#초보 정원사를 위한 온라인 콘텐츠

 

블루메테이블 블루메테이블의 정원 큐레이션 콘텐츠는 4개의 테이블로 구성되어 있으며 카카오 브런치, 유튜브, 벅스뮤직 등 다 양한 플랫폼에서 활약한다. 텍스트, 음악, 영상 콘텐츠를 아우르 며 블루메테이블은 정원문화 콘텐츠를 다층적이고 지속적으로 큐 레이션해 고유의 온라인 브랜드로 만들어가고 있다.

양평 서정이네 garden life 2012년 서울에서 양평으로 목조주택을 짓고 이사한 후 마당이라는 공간이 생기자 가드닝의 즐거움에 빠졌 다. 딸 이름인 ‘서정’으로 채널명을 지어 주로 야외 정원에서의 가드 닝과 전원주택 생활에 대한 내용을 유튜브에 담았다.

정재경의 초록생활 미세먼지를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기 정화 식물과 함께 살며 쌓은 실내 가드닝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집 안에서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식물에 대한 가드닝 정보를 담고 있어 식물 초보자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유튜브 채널이다.

정원사의 작업실 오랑쥬리 조경 설계 회사 ‘오랑쥬리 가든 스튜디오’ 를 운영하면서 국내외 다수의 현장 설계 및 조경 설계에 참여하고 있는 주례민 정원사의 유튜브 채널이다. 계절별 필요한 가드닝 노 하우와 유용한 도구 등 식물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전 세계의 유명한 정원의 사진을 통해 디자인을 배워보는 ‘방구석 정 원 투어’ 코너도 눈여겨볼 만하다.

 

#감성 담은 정원과 식물을 볼 수 있는 공간

 

 

섬세이 테라리움 섬세이 테라리움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섬 세이가 조성한 인공 자연 공간이다. 보디 드라이언인 섬‘ 세이 에어샤 워’ 출시와 함께 자연의 감각을 느낄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기 획한 것. 1층부터 3층, 루프톱까지 흙, 나무, 모래, 자갈, 바람을 채 워 가상의 자연을 구현한 공간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 시간 동안 맨 발로 돌아다니며 오직 손끝과 발끝의 감각에만 의존해 출구를 찾는 다. 갈대숲에 앉아 바람을 느끼는 등 숲속을 거니는 감성을 만끽할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2길 44-1 문의 02-1661-5091

 

 

지앤아트스페이스 용인 기흥에 있는 ‘지앤아트스페이스’는 자연이라는 큰 테마 속에서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봄에는 튤립, 튤립 시즌이 끝나면 장미로 가득해 눈이 즐겁다. 갤러리와 레스토랑, 카페, 체험 공간이 어우러져 있어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복합문화공간이 다. 주소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백남준로 7 문의 031-286-8500

국립세종수목원 국립세종수목원은 식물 3700여 종을 보유한 거대 한 정원이다. 사계절 전시 온실과 전통 정원, 분재원 등으로 구성되 어 있으며 공간마다 고유한 식물을 전시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 의 식물 전시 유리 온실인 사계절 전시 온실에는 전 세계 열대우림 에 서식하는 식물과 지중해 식물이 있다. 스페인 알람브라 궁전을 모티프로 만든 정원 수로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화사 한 꽃과 물줄기가 흐르는 소리로 힐링을 선사한다. 주소 세종시 연 기면 수목원로 136 문의 044-251-0001

 

 

더 스테이 힐링파크 가평에 있는 더 스테이 힐링파크는 치유라는 자 연의 본령을 충실히 반영한 곳이다. 보리산을 따라 조성한 산책로 에서는 피톤치드가 가득해 산림욕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유럽 풍의 와일드 가든을 비롯해 곳곳에 쉼터이자 포토존이 있어 여유 롭게 산책을 즐겨보자. 주소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한서로268번길 157 문의 031-580-3800

 

#식물과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원형정원 프로젝트 ‘달뿌리-느리고 빠른 대 화’ ‘원형정원 프로젝트’는 자연 속 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의 지리적·환경적 특성을 반영하여 미술관 건물 원형 옥상 공간 에 설치한 정원 예술 프로그램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청계산, 관악 산으로 둘러싸인 과천관에서 자연과 조응하는 예술의 형식인 정 원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기획됐다. 원형 옥상은 과천관 2 층과 3층 사이 야외공간에 위치하면서 둥글게 트인 하늘을 마주 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 로, 2021년 10월 8일부 터 2023년 12월 17일까 지 개최한다. 주소 국립 현대미술관 과천 2원형 전시실 원형정원 문의 02-2188-6000

 

 

국립세종수목원 ‘난초살롱’ 이번 기획전은 수목원·정원 문화 확산 과 반려식물의 대중화를 위해 기획되었으 며, ‘난초의 역사, 난초의 비밀스러운 이야 기, 재배 방법’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날개를 펼친 비둘기 모양의 난초와 세계인 이 사랑한 맛과 향을 가진 바닐라 난초 등 희귀하고 다양한 동·서양란 70여 종을 만 나볼 수 있다. 영화 <마담 푸르스트의 비밀 정원>의 한 장면을 연출한 피아노 포토존 과 오늘날 테라리움의 전신인 워디언 케이 스 등 다양한 볼거리를 6월 6일까지 제공 한다. 주소 세종 연기면 수목원로 136 문의 www.sjna.or.kr/main/main.do

 

 

'식물 디자인의 발견: 초본식물편(궁리) 어떻게 식물을 혼합시켜 쓸 수 있는지, 색, 형태, 질감 그리고 계절에 따른 식물 구성법은 무엇인지 알기 쉬운 글과 다채로운 그림으로 알려주며, 하나하나의 식물을 뛰어넘어 전체 조합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고 느끼게 해준다.

 

 

'THE KINFOLK GARDEN'(월북)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킨포크'의 가든 에세이. 자연의 기쁨을 삶에 들이는 방법을 담은 책이다. '킨포크'의 편집장 존 번스와 킨포크 팀은 14개국 23개 도시를 돌며 전 세계인의 정원을 방문했고, 그곳의 식물만큼이나 단순하고 우아하게, 자기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이들을 만난 이야기를 담았다.

 

 

'자연정원을 위한 꿈의 식물'(목수책방) 세계적인 정원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와 환경운동가이자 정원디자이너였던 헹크 헤릿선이 함께 쓴 책. 일찍이 여러해살이풀의 아름다움과 가치에 주목해 식재디자인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 이 두 사람이 선별한 ‘꿈의 식물’들의 목록과 활용법을 담았다.

 

 

저작권자ⓒ ㈜조선뉴스프레스 여성조선 2022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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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강부연 기자

사진 이종수·여성조선 DB, 섬세이 테라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