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스토리

우리회사는 지난 4월, 임직원 참여형 신규 CSR 활동인 ‘LG생활건강 드림원정대’를 시작했다. 임직원 멘토 5명과 청소년 11명으로 구성된 ‘제1기 드림원정대’는 활동의 일환으로 4월 9일부터 7박 8일간 크루즈 역사 여행인 ‘피스&그린보트’에 참여했다.

1기 원정대원으로 선발된 장재혁 대리가 수기를 보내왔다.크루즈 여행을 마치고 육지에 내렸을 때, 오히려 멀미 증상이 올라오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선상에서의 추억은 제 머릿속에서 일렁입니다. 당시의 행적을 되뇌며, 이제 그 울렁임을 놓아주려 합니다.

4월 9일 창밖으로 푸른 바다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상대방을 알아가는 일은 여전히 어색합니다. 하지만 능숙하지 않기에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여전히 설레고, 흥겹습니다. 제가 멘토링 할 승현, 준영, 시원이와의 첫 만남도 어색하기 그지없었죠. 저는 뻘쭘했고, 대학 초년생인 친구들도 숫기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헤어질 때는 귀가 얼얼한 정도로 말이 많았죠. 자기소개를 마친 저를 반겨준 것은 바다가 보이던 창문이었습니다. 창문 밖으로 만나는 여수의 밤바다와 나카사키의 환상적인 야경, 상해의 네온사인이 있었기에 ‘피스&그린보트’의 즐거움은 배가되었습니다.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가다

여수항을 떠난 크루즈선은 공해를 가로질러 상해에 닿았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이니, 임시정부 청사를 가봐야겠죠. 아내와도 왔던 곳이었지만, 느낌은 사뭇 달랐습니다. 아내와의 여행이 단맛이었다면, 이번 활동은 단맛과 쓴맛과 매운맛을 적절히 섞어 놓은 느낌이랄까요? 상해의 베니스로 불리는 주가각(􅊫􃹺􉌬)은 중국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상해의 높은 마천루보다도 주가각의 기억이 더 깊게 남은 것은 강렬한 취두부의 향기가 머릿속에도 각인되었기 때문입니다.

4월 12일 우리가 만드는 새로운 100년

한일 문화 교류의 장이 하루 종일 펼쳐졌습니다. 오전과 오후에 진행된 선상토크쇼 ‘우리가 만드는 새로운 100년’에는 다양한 화자들이 개인 발제 또는 공동 토론을 하며 한일 교류에 대한 담론을 제시하였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과거에 대한 비판보다는 새로운 역사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모며, 한일 관계가 긍정적으로 발전 할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저녁에는 한일 참가자 모두 불독맨션의 공연을 즐겁게 향유하며, 하루를 마무리하였습니다.

4월 13 ~14일 군함섬에 남은 피, 땀, 눈물

수많은 섬들 사이로 나가사키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습니다. 원폭의 아픔을 간직한 도시로만 알고 있던 나가사키의 아침은 그 어느 도시보다도 아름다웠습니다. 우리는 나가사키의 아픔에 대해 배우기 위해 평화자료관과 평화공원,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양식 서양식 건물인 구라바엔(グラバー園)을 탐방하였습니다. 아름답게만 보이던 나가사키의 모습에서 아픔과 안타까움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절정은 군함도였습니다.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곳이지만, 한국인 강제 노동에 대한 아픈 역사는 어디에도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군함성 탐방 또한 일본인 관점에서 구술되는지라 아쉬움이 컸습니다. 간접적으로나마 한국인들의 피, 땀, 눈물이 수없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습니다. 군함섬 탐방 후 멘티들과 류승완 감독의 동명영화 <군함도>를 보면서 이 감정은 보다 구체화되었습니다. 멘티들과 저는 과거의 역사를 토대로 현세를 비판하기 보다는 배울 점을 찾으며 하루를 마무리하였습니다.

4월 15 ~16일 본가 찍고, 부산으로

필자의 본가인 제주도는 언제 방문해도 즐겁습니다.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한 섬, 제주도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추억이 많은 곳이니까요. ‘LG생활건강 드림원정대’와 함께 찾은 제주도는 더욱 특별했습니다. 제주도 토속음식인 빙떡은 제가 제사 때 늘 먹는 익숙한 음식이지만, 멘티들에게는 그렇지 않았나봅니다. 멘티들은 그 생소한 음식 만들기 체험을 너무나도 즐거워하였거든요. 또 표선민속촌을 둘러보며 제주민의 전통생활과 삶의 방식을 알아보았습니다. 제게도 낯선 제주의 모습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일주일간 몸도 마음도 울렁거렸던 ‘피스&그린보트’ 활동은 4월 16일 부산항 기항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여행은 장소도 중요하지만 같이가는 사람에 따라 그 맛이 전혀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이 더 특별했나 봅니다. 평소에 알지 못했던 회사 구성원들과 쌓은 추억들도 좋았지만, 멘토-멘티 관계로 대학생들과 만나 한중일 삼국을 탐방 하였으니까요. 또한 함께 승선한 사람들과 교류했던 활동은 인생에서 다시 경험해보기 힘든 독특한 경험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