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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을 위하여

작성일 2021.01.20

비건을 위하여  

 

 

 

 

우리가 비건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
최태석 셰프는 부산 비건들의 아지트로 손꼽히는 비건 빵집 ‘꽃피는 4월, 밀 익는 5월’의 오너 셰프이자 파티셰다. 지금으로부터 32년 전 ‘대체육’이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부터 채식을 시작했고, 7년 전부터는 비건 인생을 살고 있는 우리나라 채식의 산증인이다.

 

 

채소 주스를 컵에 따르고 있는 모습 


30년 이상 채식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과거의 채식과 지금의 비건이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명상에 관심이 많았어요. 제가 한 명상법은 채식이 기본 규율이었기에 20대에 군을 제대하고 나서 망설임 없이 채식을 시작하게 되었지요. 그때는 우유만 허락하는 ‘락토 베지테리언’이었어요. 정말 먹을 게 없더군요. 김과 직접 담근 김치, 겉절이 등으로 끼니를 연명했죠. 제가 처음 채식을 시작했을 때는 채식에 대한 인식이 없어서 타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가 알러지가 있어서요”라고 말하며 음식점에서 식재료 중 이것저것을 빼달라고 요청했어요. 그런 요청을 거부당할 때도 많았고요. 채식을 시작하는 사람도 소수고 철학으로도 인정받지 못해서 외톨이라는 느낌이 많았어요. 지금은 비거니즘에 대한 대중의 이해가 높아지면서 식당에서도 이런저런 요청에 보다 협조적인 편이에요.


‘채식’과 ‘비건’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채식’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닭고기를 포함한 가금류를 허용하는 폴로 베지테리언, 해산물을 허용하는 페스코 베지테리언, 달걀과 우유를 허용하는 락토오보 베지테리언, 달걀을 허용하면 오보 베지테리언, 유유를 허용하는 락토 베지테리언 등이 있습니다. ‘비건’은 그중 우유와 달걀, 꿀 등 동물성에서 유래한 일체의 식품을 먹지 않는 ‘완전 채식’을 뜻합니다. 또한 비건은 그저 식문화만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비건을 하겠다는 건 삶의 방향을 바꾸겠다는 의미예요. 제가 지향하는 삶의 방향은 어떤 존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사는 것입니다. 그걸 지켜내는 방법으로 비건을 선택한 거고요.

 


최태석 셰프와 비건 요리 사진

 

 

 

어떤 이들에게 비건을 권하고 싶나요.

10~30대의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40대 이후에는 몸이 자연적으로 안 받거나 소화계 질병 등으로 인해 채식이나 비건을 시작하는 이들이 많아요. 30대 이하의 젊은 층이 비건의 삶을 사는 이유는 동물이 고통받지 않는 환경을 위해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젊은 층의 이러한 실천은 지금의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는 원동력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비건을 시작하고 싶지만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비건이 되면 본인의 현재 생활을 다 바꿔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러나 비건 제품이 꽤 다양화되었고 식재료 역시 대부분 대체가 가능합니다. 비거니즘은 인간의 의식주 영역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실천학으로, 이미 많은 발전이 이루어진 상태입니다. 고기 역시 ‘대체육’이 개발되어 있으며 신발과 옷 등 역시 동물의 가죽이나 털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가 다양합니다. 처음 비건을 시작한다면 커뮤니티에 가입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취향과 식생활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소통하다 보면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카페는 네이버 ‘한울벗채식나라’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최 셰프님의 요즘 하루 식단이 궁금합니다.

아침에는 현미밥을 짓고 들깨미역국과 같은 부드러운 국물 요리를 한 가지 정도 준비합니다. 청경채와 팽이버섯을 볶아 소금으로만 간해 먹기도 합니다. 점심은 빵집에서 논비건도 비건 식사를 함께하자는 취지로 스태프가 모여 채식을 합니다. 감자탕, 베트남쌀국수, 마라탕, 짬뽕 등을 비건으로 만들어 먹습니다. 저녁에는 현미밥과 김치, 생채소와 함께 이색적인 요리 하나를 곁들입니다. 월남쌈은 보기에도 좋고 입맛도 돋우기 때문에 자주 해 먹는 메뉴입니다.


요즘 같은 겨울에 어울릴 만한 채식 메뉴 한 가지 소개해주세요.

‘비건감자탕’을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고기, 즉 동물성 재료만 뺀다면 어떤 요리든 가능합니다. 감자탕도 예외일 수는 없지요. 감자와 무가 충분히 익도록 오래 끓여내는 게 팁입니다.

 

 

비건감자탕


기본 재료

감자 3개, 무 3㎝ 길이 1토막, 삶은 시래기 2줌, 표고버섯 3개, 청양고추·홍고추 ½개씩, 대파 1대, 말린 표고버섯 밑동 150g, 채수 5컵


양념 재료

고춧가루·들깨가루 4스푼씩, 비건 쯔유 3스푼, 된장·다진마늘 1½스푼씩, 고추장·연두 청양초만 1스푼씩, 다진 생강 ½스푼


만드는 법

1 감자는 껍질을 벗겨 30분 정도 물에 담가 녹말기를 뺀다. 말린 표고버섯 밑동은 따뜻한 물에 30분간 담갔다가 으깬다.

2 분량의 재료를 모두 섞어 양념을 만든다.

3 감자와 무는 사방 4㎝ 크기로 깍둑 썰고, 표고버섯은 채 썰고, 고추와 대파는 어슷 썬다.

4 냄비에 전골용 채수를 붓고 깍둑 썬 감자와 무를 넣어 센 불로 15분간 끓인다.

5 감자와 무가 반쯤 익으면 삶은 시래기와 표고버섯, 고추, 대파, 으깬 표고버섯 밑동 그리고 양념을 넣는다.

6 감자와 무가 투명해지면 중불로 낮추어 15분간 끓여 낸다.





비건을 위한 실전 팁
비건의 시작을 위해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시작하는 비건을 위한 서적과 채식을 하면서 주의할 점 등 실전 팁을 소개한다.



비건인증마크 이미지


한국비건인증원 (vegan-korea.com)
2018년 식약청으로부터 비건 인증, 보증기관으로 승인됐다. 동물 실험의 유무, 동물 유래원자재 사용, 생산 공정 중 교차오염을 감독하고 있다. 한국비건인증원 홈페이지에는 비건인증 받은 제품 목록부터 비건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요리만큼 중요한 장보기
최태석 셰프는 식재료에 대한 제한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건의 삶에서 장보기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베지푸드나 식물성 대체육, 소스 등은 구입 시 비건 인증 마크와 재료의 성분 표시 확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가공식품의 경우 음식의 제조 가공 또는 조리과정에서 동물성 성분이나 동물성에서 추출된 성분이 없어야 한다. 식품 첨가물 혼합제제의 경우 동물성 성분이 포함된 경우도 있으니 가급적 첨가물이 없는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반드시 피해야 하는 성분으로는 우유에서 추출한 카제인나트륨, 달걀흰자의 분말로 햄이나소시지 등에 사용되는 난백분 등이 있다.


4~5가지 다양한 컬러의 채소 사용
녹색, 자색, 흰색, 적색, 황색 등 다양한 색의 채소를 포함시키면 어렵지 않게 4~5가지 색으로 식탁을 완성할 수 있다. 다양한 색의 채소로 메뉴를 짜면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채소가 들어간 반찬을 더 추가할 때는 냉장고를 살펴보고 부족한 색의 채소가 없는지 확인한다.


녹색 시금치, 소송채, 양상추, 양배추, 완두콩, 주키니호박, 오이
자색 가지, 비트, 적양파
적색 토마토, 파프리카, 적무
갈색 잎새버섯, 표고버섯, 만가닥버섯
흰색 순무, 연근, 우엉, 무, 토란, 감자, 생강, 마늘, 양파, 배추
황색 단호박, 당근, 옥수수


시작하는 비건을 위한 서적 3권 이미지

 

 

시작하는 비건을 위한 서적
비건의 삶을 살기 위해선 외식보다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비건 음식에 능숙해지기 전에는 전문 서적을 구입해두고 활용하는 것이 좋다.


1 해즈노의 더 건강한 비건 베이킹(이상명, 42미디어콘텐츠)

글루텐불내증을 겪고 있는 저자는 외국에서 식재료 선택의 다양성을 높여주는 다양한 비건, 글루텐프리 음식들을 접한 후 10여 년간 셰프로 일하며 쌓아온 경험에 다년간의 연구를 더해 여러 가지 비건, 글루텐프리 레시피를 개발해 책에 담았다.


2 유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비건 치즈(mariko, 보누스)

비건 치즈는 우유 없이 두부·두유·견과류·채소로 만드는 치즈 레시피를 담았다. 모차렐라 치즈·체더 치즈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치즈들은 물론, 허브 셰브르·페타 치즈·부르생 치즈 등 다양한 매력의 치즈 레시피가 수록되어 있다.


3 시작하는 비건에게(최태석, 수작걸다)

최태석 셰프가 오랜 시간 동안 채식과 비건을 지향해오며 겪은 시행착오와 노하우에 대한 요약본이자, 이제 막채식과 비건을 시작하려는 이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서로 80가지 비건 일상 요리가 담겨 있다.



바구니에 담긴 두부


두부는 매끼 먹어야 할까?
두부의 주원료인 백태는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불릴 정도로 단백질이 풍부하다. 때문에 두부는 비건 식탁에 가장 자주 오르는 식재료 중 하나다. 그러나 좋아하는 음식도 매일 먹으면 질리기 마련이다. 요즘은 모두부, 연두부, 순두부 외에도 두부를 얇게 잘라 말린 건두부(포두부)가 인기다. 꼬들꼬들한 식감으로 면 대신 활용하기도 좋다.



비건을 위한 후무스 재료


비건을 위한 후무스
후무스가 채식주의자들의 건강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후무스의 주재료는 병아리콩이다. 말린 병아리콩을 반나절 정도 불린 뒤 삶아 믹서에 갈거나 절구로 으깬 뒤 올리브오일, 레몬즙, 마늘 등을 넣어 섞으면 된다. 후무스의 주재료인 병아리콩은 일반 콩보다 단백질·칼슘·식이섬유가 더 많이들어 있는 고영양 음식이다. 게다가 병아리콩을 삶아 갈았기 때문에 소화 흡수가 잘되고 칼로리 역시 낮다.


 

 


외국인도 반한 비건 김치
한국인의 소울푸드 중 하나인 김치를 만들 때 반드시 들어가는 것이 바로 젓갈이다. 젓갈 역시 비건이 피해야 할 음식이다. 젓갈 없이도 김치를 만들 수 있을까? 김치 명인 이하연 선생은 비건 김치로 소금지를 추천했다. 김치에서 젓갈의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기 때문에 감칠맛이 생기도록 도와준다. 비건 김치는 젓갈 대신 배와 사과를 채 썰어 넣어 시원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더했다. 또한 다시마물에 토판염을 풀어 양념해 감칠맛을 더했다. 다른 김치에 비해 양념도 간단하고 익으면 시원하고 깔끔한 맛으로 외국인들도 좋아하는 김치 중 하나다.





취재 강부연 기자

사진 이종수, 수작걸다출판사 , 셔터스톡

참고서적 <매일 먹고 싶은 두부 레시피>(이아소), <채소는 약>(시그마북스), <식사혁명>(M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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