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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누비 공예가 박경희의 패브릭 레시피

작성일 2021.07.19

통영누비 공예가 박경희의 패브릭 레시피

 

 

 

 

 

전통에 현대의 감성을 더한 박경희 작가의 통영누비


박경희 작가는 통영누비 공예가이자 섬유공예가로 대학에서는 섬유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녀가 통영누비 공예를 선택하게 된 계기에는 어머니가 있다. 통영이 고향인 어머니는 젊은 시절부터 통영누비를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았다. 때문에 아주 어린 시절부터 그녀의 일상엔 통영누비가 있었다. 대학교 전공 선택도 자연스럽게 섬유디자인을 공부했으며 학부 때부터 누비 관련 공모전이나 제품 디자인에 많은 관심을 가졌고 평생 직업으로 연결되었다. 대학원에 진학하고 본격적으로 공방을 운영하면서 통영누비를 현대적으로 제품화하는 데 주력했다. 공방 시작 초반에는 광장시장에 작업실을 두고 원단과 소재에 대한 다양한 공부를 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고 서울의 가로수길과 인사동길, 효자동 등에서 매장과 공방을 이어가며 꾸준히 전통 통영누비에 현대적 감각을 더하는 일에 몰두했다. 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누비를 이용한 제품 디자인으로 여러 공모전에 출품해 수상을 했고, 그 결과 ‘청화대 사랑채’에서 전시·시연하는 기회도 주어졌다. 이후 개인전과 여러 그룹전에 참여하며 꾸준히 누비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통영 지방은 조선시대 임금님께 진상하던 12공방이 있어 현시에도 가장 많은 무형문화재를 보유한 공예 터입니다. 통영누비는 전통 손 누비의 형태가 일제강점기에 재봉틀이 도입되면서 발전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요. 통영은 전통적으로 누비를 생산하던 곳으로, 손에서 재봉틀로 자연스럽게 이동한 경우지요. ‘아자문양’은 기존 통영누비에 현대적 요소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단아한 문양이라 생각합니다. 1980~1990년대 통영에서는 방석이나 보료에 ‘아자문양’을 많이 사용해 제품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시간과 공이 많이 들어가는 힘든 작업들은 대부분 사라졌어요. 저는 전통 통영 누비의 ‘아자문양’과 전통공예를 계승하는 마음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데 문‘ 양누비’는 저의 대표작에 대부분 들어가고 있어요.”

 

 

발과 누비
침대와 누비
박경희 작가누비이불

1 염장 보유자 조대용 선생의 통영발과 박경희 작가의 통영누비가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졌다.

2, 4 단아한 매력의 통영누비 이불.
3 통영누비 공예가이자 섬유공예가로 활동하는 박경희 작가.

 

 

 

직접 리모델링한 통영 아틀리에


통영이 고향인 박경희 작가는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인 서울살이를 시작했다. 20년 넘게 매장 운영과 공방 살림살이를 꾸리는 삶이 힘에 부칠 때쯤, 만난 인연이 몇 년 전에 결혼으로 이어졌다. 이를 계기로 서울의 매장을 정리하고 자신의 아이디어 원천인 통영에 둥지를 틀게 되었다. “공방이 있는 곳은 앞으로는 노산천이 흐르고 뒤로는 산으로 둘러싸인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에요. 봄에는 왕벚꽃이 피고 초여름에는 강을 따라 수국이 활짝 핍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자연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전면에 넓게 들어간 창을 살려 리모델링했어요.” 창 아래는 기존에 있던 난간과 대리석을 제거하고 대신 나무판을 대어 마무리했다. 창밖의 녹음과 창 아래 나무 컬러가 잘 어우러져 언제 보아도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것이 박경희 작가의 설명이다. “원래 이 공간은 케이터링 업체가 사무실로 쓰던 공간이었는데 파티션과 가벽 등을 모두 제거한 다음 화이트 컬러로 벽과 천장을마감했어요. 바닥은 그레이 컬러 데코타일로 마감했는데 기존 타일에 비해 장판처럼 푹신하면서도 견고한 느낌이 있어 만족스러워요. 제가 주로 만드는 작품은 화이트나 베이지 등의 컬러가 많아 작품을 돋보이게 하면서도 안정감을 주는 그레이 컬러를 선택했습니다.” 선반과 장식장, 수납장은 써오던 제품들로, 패브릭을 가장 돋보일 수 있는 소재 중 하나인 나무 소재를 바탕으로 프레임 등 포인트는 철재를 사용해 내추럴하면서도 모던한 느낌을 더했다. 사용한 지 오래된 것들이라 낡은 느낌이 들어 바니시를 다시 바르고 철 부분을 용접하니 새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틀리에는 작업과 전시 공간 외에도 부엌과 거주할 수 있는 방을 함께 두었다. 부산에 신혼집이 있어 평일엔 통영에서 거주하고 주말에는 부산 집으로 가기 때문이다. 방 역시 화이트를 바탕으로 침대와 책장 정도로 미니멀한 무드로 꾸미고 대신 침구는 직접 만든 모시이불을 두어 실용성과 미감을 더했다.

 

 

누비와 접시
수납진열장아자문양누비 


1 모시와 삼베, 무명, 인견, 면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든 통영누비 침구.

2 박경희 작가의 통영누비 매트 위의 그릇은 신미선 작가의 나전칠기 작품이다.
3 내추럴하면서도 모던한 느낌을 더해주는 수납장.

4 아자문양 누비가 돋보이는 박경희 작가의 작품.

 

 

 

공간에 미감을 더하는 통영 공예품


“누비는 옛것이고 퀼트는 현대적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둘 다 천과 바늘과 사람이 만나 만들어내는 결과물입니다. 그래서 전통만을 고집하기보다는 2021년을 살아가는 저의 감성을 고스란히 전통누비에 더하고자 색과 디자인을 단순화시켜 지금의 생활공간에 맞는 패브릭 제품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때문에 화이트를 메인 컬러로 정하고 부드러운 색 중심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요. 제 작품과 마찬가지로 아틀리에를 리모델링할 때 중점을 둔 부분 중 하나가 통영의 공예품들이 잘 어우러지게 하는 것이었어요. 창에 단 통영발은 염장 보유자이신 조대용 선생님의 작품입니다. 통영에서는 예부터 집집마다 발을 직접 만들어 사용했다고해요. 통영발은 얇은 대오리를 실로 촘촘히 엮어서 만드는데 그때 만들어지는 다양한 패턴이 참 아름다워요. 밖의 풍경이 아스라이 보이는 게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지요. 얼마 전에는 신미선 선생님의 나전 칠기 소품에 반해 구입했어요. 나전 칠기는 나무 위에 옻칠을 하고 광채가 나는 조개껍질 조각을 여러 가지 모양으로 박아 넣거나 붙인 공예품이에요. 전통공예품의 매력은 만드는 재료와 과정이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전통 복원의 의미를 넘어 공간에 감성과 미감을 더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집 안에 우아함을 더해주는 패브릭 레시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유럽 패브릭 디자인이 강세였다면 현재는 소재의 고유한 색과 질감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LA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 지구와 대륙을 닮은 색상, 어시 컬러(earthy color)가 인기를 끌면서 흙색, 나무색 등의 중성적인 색감이 인기다. 통영누비는 이러한 LA 스타일과도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집 안에 놓이는 패브릭은 최대한 심플한 걸 권하고 있어요. 자카드라든가 프린팅 된 원단은 거의 사용하지 않아요. 커튼 같은 경우는 백아이보리 컬러로 매치해 공간이 보다 넓어 보이고 정돈된 느낌을 줄 수 있거든요. 방석이나 쿠션도 두 가지 이상의 톤을 사용하지 않는 편인데, 색의 단조로움은 정서적 안정과 편안함을 줍니다.” 다만 가구의 색상이 특이한 경우 해당 색상이 부분적으로 들어가거나 같은 색 계열의 패브릭을 선택하면 보다 어우러진 공간을 연
출할 수 있다. 또 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아이 방에는 화려한 원색 패브릭을, 거실과 공용 공간에는 화이트와 베이지 컬러 등 질리지 않는 색감을 사용하면 좋다고 설명한다. 또 패브릭 매트를 이용하면 식탁을 보다 화사하게 만들 수 있다. 손님이 오거나 가족 모임을 할 때 패브릭 매트를 깔고 그 위에 와인병과 잔 등을 매치하면 테이블의 무드를 한층 감성적으로 연출 할 수 있다. 

 

 

박경희 작가
누비베개
작업실
테이블장식 

 

1 작업 중인 박경희 작가.

2 목 베개나 낮잠 베개 용도로 활용하기 좋은 미니멀한 디자인의 메밀 베개.

3 아틀리에 한 벽면을 작업실로 꾸몄다.
4 통영의 명소 중 하나인 ‘야소주반’의 음식과 어우러진 무명 소재의 통영누비 팔각매트와 사각러너

 

 

 

 

 

 

 

 

저작권자ⓒ ㈜조선뉴스프레스 여성조선 2021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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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강부연 기자 사진 이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