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인테리어

영화에 나오는 모든 공간은 그 시대와 배경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참고서가 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인테리어 전문가 4인이 안내하는 공간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영화 속으로 여정을 떠나보자.

 

 

+브러쉬오프 강동혁 대표가 추천하는 영화

미국의 미드 센추리와 유럽의 클래식이 공존하는 '주디'

 

 

# STORY POINT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 역을 맡았으며 시대를 초월한 히트곡 '오버 더 레인보우'의 주인공이자 20세기 최고의 여배우 주디 갈랜드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영화 속 그녀는 학교를 다녀야 하는 어린 두 자녀와 함께 공연을 다니며 화려한 겉모습과 다르게 고군분투하는 주디의 애환을 느낄 수 있다.

 

# INTERIOR CONCEPT

영화의 시대적 배경을 이끌어가던 인테리어는 1960년대 미국의 미드 센추리 모던으로 유기적인 형태로 주목받은 체어들과 각종 스틸 소재의 기둥, 다양한 플라스틱 소재의 가구들이 등장한다. 새로운 기술과 미래지향적인 생각들이 영화 속 공간에 반영된 것이다. 반면 극 중에 나오는 영국의 호텔 스위트룸은 민트색 패턴 벽지, 빈티지 가구들 등 유럽의 오랜 역사와 세월이 느껴지는 클래식한 소품과 가구들로 채워져 있는데 과거에 묶여 있는 그녀에게 어울리는 공간이라는 느낌이다. 공간에 따라 변화하는 인물의 감정을 느끼는 것도 재밌는 포인트다.

 

 

 

+꾸밈by 조희선 대표가 추천하는 영화

세계적인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부기우기'

 

 

# STORY POINT

런던 예술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건들, 화려한 예술품에 숨겨진 젊은 예술가들과 그 주변 사람들의 추악한 행태와 사기극을 보여주는 영화다. 또한 우리에게 익숙한 배우인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비롯해 배우들의 섹슈얼한 열연과 쉽게 접하지 못했던 형형색색의 미술 작품들을 감상할 기회다.

 

# INTERIOR CONCEPT

한국의 그림시장이 뜨거운 요즘, 런던 갤러리를 배경으로 상위 1%의 저택에 아트피스로 코디네이션 된 공간을 볼 수 있다. 영화의 섹슈얼보다는 보는 내내 공간 안에 작품을 감상하느라 더욱 추천하는 영화. 추상미술의 대표적인 화가인 몬드리안을 비롯한 데미안 허스트, 프란시스 베이컨, 트레이시 에민, 앤디 워홀, 부랑쿠시, 존 커린,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뱅크시 등 이름만 들어도 입이 떡 벌어지는 미술계의 거물들의 작품들로 가득하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현대 미술작품들로 꾸며진 주인공의 집은 어떤 전시장 부럽지 않은 호화스러움을 자랑한다. 특히 영화 속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데미안 허스트의 스핀아트는 화이트 톤 인테리어에 포인트가 되어 상징적인 오브제로서 역할도 한다.

 

 

 

+마르멜로디자인 이경희 대표가 추천하는 영화

다채로운 프렌치 인테리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 STORY POINT

그렉 브렌트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사랑에 굶주린 다섯 커플의 다양한 관점과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나가며 여자와 남자의 사랑에 관한 다른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이야기별로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캐릭터에 맞게 꾸며진 공간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 INTERIOR CONCEPT

개성 있는 캐릭터를 가진 지지의 공간은 화이트와 핑크 톤으로 한쪽 벽면에는 잡지와 그림들을 스크랩해 붙여놔 키치하면서 통통 튀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닐과 베스가 이사를 앞두고 리모델링하는 집이 배경으로 나오는데 이 공간도 인상적이다. 올리브그린 컬러와 벽돌 등으로 꾸민 시크한 공간에 여기저기 놓인 스탠드 조명들이 마치 촛불을 곳곳에 켜놓은 듯 고급스러우면서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벽에 걸어놓은 패브릭과 그림, 곳곳에 놓인 쿠션들은 아늑한 느낌을 더한다.

 

 

 

+일리문디자인 김이슬 대표가 추천하는 영화

따뜻한 북유럽 감성의 공간을 엿볼 수 있는 '카모메 식당'

 

 

# STORY POINT

핀란드 헬싱키에 오니기리를 파는 작은 식당을 연 주인공 사치에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만들어준 오니기리의 정갈한 맛을 핀란드인에게 소개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식당은 손님 없이 텅빈 채 한 달여를 쓸쓸하게 보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핀란드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시나몬 롤의 냄새를 매개로 식당에는 손님들이 가득 차게되면서 카모메 식당은 그녀가 꿈꾸는 공간으로 변화한다.

 

# INTERIOR CONCEPT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에 주로 등장하는 공간은 핀란드 문화를 대표하는 알바 알토가 설계한 ‘아카테미넨 서점’과 ‘카페 알토’다. 북유럽의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기도 하다. 영화 속 카모메 식당의 오픈형 주방은 블루와 화이트 컬러가 섞인 북유럽풍 인테리어로 꾸며졌다. 빈티지한 무드의 화이트 벽에 블루 원목 판넬을 덧댄 인테리어가 이 영화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조리 기구는 스테인리스와 우드 소재로 통일해 깔끔한 주방을 연출했으며 조명 또한 같은 소재 그릇과 주전자 등을 제각각 배치했지만 감각적인 수납으로 인테리어 효과까지 보여준다. 그리고 화병과 꽃의 컬러로 공간의 생동감과 변화를 주고 있다.

 

 

 

저작권자ⓒ ㈜조선뉴스프레스 여성조선 2022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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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엄혜원 기자

사진 네이버 영화, 다음 영화,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