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와 디저트를 위한 시간

 

꽃과 플랜테리어를 기반으로 리빙과 푸드에 이르기까지 뛰어난 안목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디렉터 최이윤의 감각적인 취향을 '여성조선' 독자들과 공유한다. 그 아홉 번째 이야기는 일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감성 티와 디저트다.

 

 

차는 음료이지만 인간에게 평화를 선물하고 기운을 북돋우며 명상으로 이끄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어떤 일에 집중하다가 잠깐의 휴식이 필요할 때, 타인과 함께하는 시간에도 차는 어색함을 풀어주고 대화를 이끄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일상을 풍요롭고 즐겁게 만들어주는 차, 그렇다면 차를 맛있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미국의 명망높은 차 전문가인 빌 웨딩턴은 차를 맛있게 만드는 법에 대해 아래처럼 설명했다.

 

“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해주는 조언은 차도 음식과 같이 단순하게 생각하라는 겁니다. 같은 요리법에 따라 좋아하는 것이 제각각입니다. 차도 마찬가지예요. 스스로에게 가장 좋은 조합이 무엇인지 직접 즐겁게 알아보세요!”

 

차를 마심에 있어 어떤 규칙이나 의식보다는 차를 마시는 시간이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맛있는 차에 디저트가 함께라면 시너지는 배가된다. 차와 디저트는 서로의 맛을 높여주는 시너지 효과를 준다. 예를 들어 차의 대표적인 맛이 쓴맛이라면 디저트로 선호하는 맛은 단맛이다. 차의 쓴맛과 쌉싸름함은 디저트의 단맛을 돋보이게 하면서도 그 맛을 중화시켜준다. 때로는 차 없이 디저트 그 자체만으로도 기분을 전환해주기도 한다. 입과 마음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차와 디저트를 보다 특별하게 즐기고 싶다면 무드에 어울리는 특별한 티웨어를 더해보는 것도 좋겠다.

 

 

커피를 대신하는 건강한 차와 디저트

 

건강을 위해 커피 대신 차를 마시기로 결심하는 분들이 주변에 많아요. 그러나 커피는 맛을 떠나서 여러모로 차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커피를 차로 바꾸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죠. 그래도 꼭 바꿔야 한다면 커피를 마시는 이유에서 찾아보면 좋을듯해요. 향이 좋아 커피를 마신다면 커피와 꽤 비슷한 향의 중국 기문 홍차를 추천합니다. 진한 커피 맛을 즐기는 분이라면 인도 아삼, 저지대 실론, 잎을 혼합한 블랙퍼스트 또는 케냐 홍차도 추천할 만해요. 건강을 위해 커피 대신 차를 마신다면 함께 곁들이는 디저트도 아침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구운 아스파라거스나 모둠 채소구이를 추천해요. 보다 완벽한 건강한 티타임을 갖고 싶다면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과 유산균은 디저트처럼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콜렉트 초유단백질과 콜미유 유산균을 추가해 먹어도 좋을 듯합니다.

 

 

 

차의 온도를 지켜주는 다구들

 

티 매트, 티 코지, 티 코스터 등 차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들이 있습니다. 찻주전자와 찻잔 아래 까는 티 매트, 찻주전자 위에 씌우는 보온용 덮개인 티 코지 등은 미관상 이유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모두 차가 빨리 식지 않도록 도와주는 도구들입니다. 차 입문자라면 모든 걸 한 번에 구입하기보다는 찻주전자와 찻잔이 하나로 겹쳐져 있는 형태의 것을 선택하면 사용하기 편리합니다. 다만 차는 온도가 매우 중요한 음료이기 때문에 차가운 테이블 위에 그대로 올려놓지 말고 티 매트나 티 코스터 등을 사용해 차가 식는 것을 조금이라도 늦춰주는 것이 좋아요.

 

 

 

여러 번 우려 매번 다른 풍미를 즐기는 보이차

 

요즘 저는 보이차의 매력에 푹 빠져 있어요. 차를 준비하는 시간 그리고 여러 번 우려낼 때마다 달라지는 맛이 무척 매력적이더라고요. 특히 향미료나 다른 맛을 첨가하지 않은 순수한 향과 맛으로 마실때마다 자연 속에서 힐링을 하는 느낌이 들어요. 보이차는 한 번 넣은 찻잎의 맛이 사라질 때까지 여러 번 우려 마시기 때문에 매번 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어요. 다만 유약 처리가 되어 있지 않은 찻주전자나 찻잔은 표면에 차 맛이 배어들어 다른 차를 우리면 맛이 섞일 수 있기 때문에 한 종류의 차를 우리고 마시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양한 향기를 머금은 가향차

 

차는 공기 중의 습기와 냄새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향이 배기 쉬워요. 우리가 가향차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죠. 가향차를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해요. 완성된 차에 장미나 재스민 같은 향을 노출시키거나 훈연을 통해 향기를 더할 수도 있죠. 많은 사람이 가향차를 통해 차에 입문할 만큼 가향차는 매력적인 차 중 하나죠. 마리아주 프레르의 웨딩 임페리얼은 제가 좋아하는 대표적인 가향차입니다. 어디서든 간편하게 즐기기 쉬운 티백 제품을 특히 선호하는 편이에요. 마리아주 프레르의 모슬린 티백은 거즈로 차를 감싸 수작업으로 윗부분을 실로 묶어 복주머니 같은 형태로 완성시켜 차의 가치를 높여준다고나 할까요. 파리 여행에서 구입한 앤티크 티웨어는 감성적인 웨딩 임페리얼 차 맛과 잘 어울려요.

 

 

 

흥겨움을 더해주는 티타임 술

 

오후에 느긋하게 즐기는 티타임은 영국에서 오래된 전통입니다. 영국에서 애프터눈 티타임의 유행이 절정에 달했던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는 티타임에 흥겨움을 높이는 강한 음료를 함께 마셨다고 해요. 바로 빅토리아 여왕이 좋아한 클라레와 호화로운 샴페인이죠. 화려한 그릇에 담겨 나오는 이 음료들을 펀치 글라스에 옮겨 마셨다고 해요. 특히 샴페인은 호사로움이 넘치는 애프터눈 티타임에서 즐거움을 높이기 위해 늘 등장했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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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 ㈜조선뉴스프레스 여성조선 2022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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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강부연 기자 사진 이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