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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왜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의 말을 더 믿을까?

작성일 2016.09.30

아이들은 왜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의 말을 더 믿을까?_‘예쁘면 다 용서되고 못생긴 게 죄’라는 말이 아무렇지 않게 오가는 시대이기 때문일까. 아이들도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의 말을 더 잘 따르고 믿는다는 실험 결과가 주목 받고 있다. 

 

 

아이들은 못생긴 사람의 말을 믿지 않는다?!
얼마 전 <심리학 프론티어 저널(Journal Frontiers in Psychology)>에 실린 내용이다. 이 저널에 따르면 아이들은 어른을 외모에 따라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8세, 10세, 12세 아이들에게 200명의 낯선 남성의 얼굴을 보여주고 얼마나 믿는지 조사했는데 모든 연령대에서 ‘잘생겼다’는 평가를 받은 사람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씁쓸한(!)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외모에서 좋은 인상을 받을 경우 그 사람의 지능은 물론 성격까지도 좋게 평가되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후광 효과(Halo Effect)’라 부른다. 진화학에서는 미남ㆍ미녀 또는 건강미 넘치는 사람에게 끌리는 것이 당연한 생존 본능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위의 실험 결과에서 높은 연령대 아이들일수록 잘 생긴 외모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졌다는 사실을 볼 때, 외모에 대한 평가는 ‘사회적 학습’에 의해 강화된 결과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일례로 젖먹이 아기들에게만 하더라도 후광 효과는 통하지 않는다. 아기들은 까칠한 수염이라든지, 안겼을 때 딱딱한 느낌, 거칠거칠한 촉감, 좋지 않은 냄새 등에 본능적으로 좋고 싫은 반응을 보일 뿐 ‘미남 미녀’라는 이유로 그 사람을 더 잘 따르진 않는다. 그러나 대여섯 살이 지나 어린이집만 가게 되더라도 예쁜 선생님, 외모가 멋진 친구들이 전폭적인 신뢰를 얻기 시작한다. 이는 예쁘고 잘생긴 사람일수록 신뢰할 만한 사람이고 착할 거란 믿음이 어느새 ‘학습’되었기 때문이다. 그간 아이가 보아온 그림책 속 주인공은 늘 선남선녀였고, TV 만화 속 악당은 험상궂은 모습이었을 확률이 높다. 게다가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부모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 이 외모가 멋진 사람을 대할 때 보여온 미묘한 호감의 차이를 알아채게 마련이다. 이제 막 세상의 이치를 하나둘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미(美)는 곧 선(善)’이란 생각을 심어준 사람은 다름 아닌 어른들이다.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는 아이로 키우려면

깔끔하고 준수한 외모에 끌리는 건 자연스런 현상이라지만 호감 가는 인상이나 외모를 지녔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의 인품도 훌륭한 걸까? 반대로 험상궂게 생겼다고 괴팍하고 나쁜 사람일까? 멋진 외모를 지녔는데 착할 수도 있고, 반대로 못된 성격일 수도 있다. 또 외모는 별로지만 비단결 같은 마음씨를 지녔을 수 있고, 반대로 나쁜 사람일 수도 있다. 사실 사람의 됨됨이와 외모는 상관관계가 없다. 문제는 어린아이일수록 예쁘고 잘생긴 사람은 당연히 착하고, 험상궂고 못생긴 사람은 악당일 거라 여긴다는 점이다. 이러한 편견은 아이들을 범죄에 보다 쉽게 노출시킨다. 일례로 예쁜 언니가 상냥하게 웃으며 접근하면 대부분 아이들은 그녀가 당연히 착할 거라 여기며 아무 의심 없이 따라나서곤 한다. 외모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되며 성별, 나이, 생김새와 상관없이 모르는 사람을 믿고 따라가선 안 된다는 안전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외모가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선 안 되고, 겉모습으로 편견을 가지면 안 된다는 것을 알려주자. 만약 아이가 누군가의 인상이나 외모만으로 좋고 나쁨을 결정하거나, 뚱뚱하고 못생겨서 친구 하기 싫다고 할 때는 상대방이 지닌 고유의 개성과 매력을 함께 찾아보자. ‘예쁜’ 친구여서가 아니라 ‘마음이 잘 맞는’ 친구와 놀 때 훨씬 즐겁고, ‘내 마음을 잘 알아주는’ 선생님과 함께할 때 더 행복했다는 사실을 아이가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일깨워주는 것. 부모 스스로도 외모에 대한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갖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보자. 개구리 왕자가 개구리 모습 그대로였다면 어땠을지, 신데렐라가 왕자와 함께 성에 사는 대신 특기를 살려 옷 만드는 디자이너가 되었다면 어땠을지 생각해보는것. 이런 내용의 역발상 패러디 동화를 아이와 함께 읽어보는 것도 외모에 대한 편견을 깨는 데 도움이 된다. 하얀 피부의 백설공주 대신 까무잡잡한 피부의 건강미 넘치는 흑설공주 이야기를 읽고, 드림웍스 영화로 잘 알려져 있지만 윌리엄 스타이그의 동화가 원작인 <슈렉>도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공주가 예쁘게 변하는 대신 슈렉과 같은 모습으로 남는 장면은 흔히 접해온 고정관념을 유쾌하게 깨며 외모보다 내면이 더 중요하다는 걸 자연스레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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