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촬영을 끝낸 후 인터뷰를 하는 동안 강수정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이 두 번 있었다. 요즘 축구를 배우고 있다는 35개월 된 아들 이야기를 할 때와 뷰티 이야기를 나눌 때였다. 강수정은 “전 화장품을 사랑해요!”라고 말할 만큼 ‘화장품 덕후’이자 ‘메이크업 고수’다. 내 피부에 잘 먹는 제품, 어려 보이는 메이크업 제품을 꿰고 있으며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20년 동안 사용하는 제품이 있을 정도다.

2주에 한 번씩 홍콩-한국을 오가며 방송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MBN ‘엄지의 제왕’ 녹화를 격주 금요일에 해서 2주에 한 번씩 다녀가고 있어요. ‘반워킹 맘’인 셈이죠. 결혼 후 5년간 방송을 쉬었지만 여전히 알아봐 주시는 분이 많아요. 감사한 일이죠. 주로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 말을 걸어주세요. 제가 친숙한 이미지잖아요. 저도 낯선 분들과 대화하기를 어려워하는 성격이 아니라 넙죽넙죽 대답도 잘하고 참견도 잘하거든요. 그래서인지 홍콩에 산다는 게, 방송을 오래 쉬었다는 게 실감이 나진 않아요.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나이를 비켜 간 듯한 외모 때문이 아닐까요

좋게 봐주셔서 그렇지, 이제 완연한 40대인걸요. 멋 내기 염색이 아니라 새치 커버용 염색을 시작한 지도 좀 되었어요. 전에 없던 다크서클도 생겼고요.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제가 피부에 해로운 걸 못 하는 체질이라는 거예요. 일단 술을못 마셔요. 소주나 와인 한 병 정도는 맛있게 마시고 싶은데 몸이 안 따라주더라고요. 그래서 아직까지는 피부과 시술의 도움 없이 화장품만으로 관리하고 있어요.

자주 비행기를 이용하니 기내 건조함을 해결하는 노하우도 생겼을 것 같아요

홍콩-한국의 비행시간이 3시간 반 정도라 길지 않은데도 피부가 건조해지는 게 확실히 느껴져요. 그래서 비행기 타기 전후에 수분 크림을 좀 더 많이 바르고 시트 마스크를 붙여 피부를 촉촉하게 만들어요. 물도 더 많이 마시고요. 비행기 안에서만 세 잔은 마시는 것 같아요. 거의 500ml 넘게 마시는 셈이라 화장실을 자주 가게 돼서 일부러 통로 자리에 앉아요. 또 비행기를 타면 다리가 잘 붓는 편인데 그럴 때 유용한 방법도 알고 있어요. 쓰고 남은 페이스 오일이나 보디 오일을 무릎에 발라놓고 다리를 꼬듯 반대쪽 종아리를 위아래로 움직이며 마사지하는 거죠. 무릎을 마사지 도구처럼 사용하는 방법인데 생각보다 시원하고 부기 제거 효과가 좋아요.

홍콩은 날씨가 후텁지근하고 습하잖아요. 피부 관리하기가 더 까다로운 편인가요

덥고 습도가 높은 대신에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실내로 다니는 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요. 저는 주로 차를 타고 다니지만, 걷는다고 해도 바깥 날씨에 그대로 노출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죠. 습도가 높아서 유리한 면도 있어요.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지 않거든요. 특히 겨울에 홍콩에 있다가 한국에 오면 피부가 갑자기 건조해지는 것을 느낄 때가 많죠. 홍콩 여성들은 K-뷰티에 정말 관심이 많아요. 제가 어떤 화장품을 바르는지, 어떤 뷰티 루틴을 가졌는지 궁금해하죠. 홍콩 친구들에게 국내 브랜드의 시트 마스크는 최고의 선물이에요.

그 뷰티 루틴은 저도 궁금한데요

전 정말 화장품을 사랑해요. 스킨케어 제품 바르는 것도 좋아하고 풀 메이크업도 즐겨 하죠. 공항을 오가며 면세점에서 뷰티 제품을 저렴하게 쇼핑하는 것도 소소한 행복이에요. 우선 스킨케어 제품을 얼굴, 목까지 바르는 건 기본이고 자외선 차단제도 빠뜨리지 않아요. 제가 가장 공들이는 부분은 속눈썹이에요. 제일 자신 있는 부분인 기다란 속눈
썹을 뷰러로 컬링한 다음 마스카라로 한 올 한 올 올려주는 거죠. 마스카라만 잘해도 눈매가 시원스럽고 또렷해 보이기 때문에 입술은 안 발라도 마스카라는 꼭 사수해요.

인스타그램을 보니 거의 ‘#홍콩먹스타그램’ 수준이던데, 잘 먹는데도 살이 찌지 않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음, 방송이나 중요한 촬영을 앞두고 하는 간헐적 단식?(웃음) 먹는 것에 비해 살이 덜 찌는 편이에요. 35개월 된 에너자이저 아들과 놀아주다 보면 운동량이 저절로 많아지니까요. 주로 점심에 맛있는 걸 먹고 저녁엔 먹는 양을 조절하거나, 체중이 늘었다 싶을 땐 고구마, 삶은 달걀로 저녁 식사를 대신해요. 아침마다 사과, 바나나, 토마토, 당근, 양배추, 브로콜리 등을 갈아 만든 해독 주스를 마시고, 특별한 날이 아니면 한식 위주로 집밥을 해 먹어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해요

한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 핑계로 못 했던 운동을 시작하고 싶어요. 전에 해본 운동 중에는 요가가 저랑 제일 잘 맞았거든요. 탄력 있는 몸매도 만들고 체력 관리도 하려고요. 방송에서는 지금껏 보여드렸던 것처럼 편안하고 친숙한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가 스타일 바꾸는 걸 잘 못하더라고요.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제 모습 그대로가 가장 저다울 테니까요. 바람이 있다면 좀 더 우아하게 나이 들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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