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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위암센터 박도중 교수 “ 2년에 한 번 위내시경을 받아야 하는 이유”

작성일 2020.12.21

서울대 위암센터 박도중 교수 “ 2년에 한 번 위내시경을 받아야 하는 이유”

 

 

 

암은 최근 들어 치료법이 많이 발달했지만 내가 암환자라는 상상만 해도 가슴이 철렁할 만큼 무서운 병이다. 그중에서도 위암은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암 중 하나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 대학교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가장 두려워하는 암 및 치료 후유증’에 대해 조사한 결과 여성이 꼽은 가장 두려운 암은 위암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박기호 교수는 “여성들이 위암을 가장 두려운 암으로 선택했는데 위암이 예전부터 가장 많은 암이라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립암센터가 발간한 ‘2017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7년 남녀 전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위암이었다. 그러나 여성의 암 발생 순위를 따로 놓고 보면 위암은 유방암, 갑상선암, 대장암 다음으로 많이 발병했다. 하지만 위암환자의 생존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위암을 진단받은 암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6.5%로 2001~2005년 생존율인 58%보다 18.5%p 이상 상승했다. 위암이 두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적인 변화다.


박도중 서울대학교 암병원 교수는 “위암은 국가암검진사업이 시작된 이후 조기발견율이 높아져 생존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모든 암이 그렇듯 위암도 조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완치가 가능하다” 고 말했다.


위는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이 식도를 타고 흘러가 잠깐 머무르는 곳이다. 또한 위 운동과 위액으로 음식물을 잘게 부수고 분해하는 소화기능을 한다. 여기에 생기는 암이 위암이다. 위암은 주로 위점막의 샘세포에 생기는 위선암이 가장 많다. 위선암 외에 림프조직에 암조직이 생기는 림프종, 위의 근육이나 간질세포에 발생하는 간질성 종양, 위가 아닌 다른 조직인 비상피성 세포에 생기는 육종 등이 있다.

 

 

서울대 위암센터 박도중 교수 

 


위암의 95% 위점막 샘세포에 생기는 위선암
위선암은 위암 환자의 95%를 차지한다. 위선암은 대체로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위내시경 검사로 발견한 위선암이 1기인 경우가 전체의 60% 이상에 달한다. 때문에 위암 치료법도 위선암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간혹 위 근육을 뻣뻣하게 만드는 미만형 위암이 발생하기도 한다. 미만형 위암은 혹을 뚜렷하게 만들기보다 점점 암세포가 위벽에 넓게 퍼져서 위 내시경 검사를 받아도 찾기 힘들 때가 많다. 때문에 미만형 위암은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며 림프절로 전이가 잘되기 때문에 예후가 좋지 않다. 미만형 위암이 다른 연령보다 40세 이하인 젊은 여성들에게 더 자주 발병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젊은 여성이 미만형 위암에 노출되는 특별한 원인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건강을 과신하고 ‘내가 암에 걸렸을 리 없다’는 생각 때문에 늦게 발견해서 예후가 안 좋은 경우가 많다.


위암은 의심할 만한 증상이 거의 없다. 위와 관련된 속쓰림, 소화 불량, 더부룩함 등은 위염이나 위궤양의 증상이다. 초기 위암은 환자가 증상을 느낄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위암 환자 중 음식을 먹지 못하거나 토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암세포가 소화관 통로를 막아서 생기는 것이다. 이런 증상이 보일 때는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3기나 4기일 가능성이 높다.


“위암은 증상을 보여서 검사를 받는 것보다 건강검진 차원에서 수시로 검사를 하면서 발견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만약 위 검사를 한다면 위장조영술보다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위장조영술은 엑스레이로 보는 거라 조기위암은 놓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에 위내시경 검사는 조기암을 빠르게 발견할 수 있지요. 위내시경 검사는 2년마다 한 번씩 받는 게 좋은데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술, 담배를 하는 사람, 만성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등 위암 위험인자가 있다면 1년에 한 번씩 검사를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만성위축성위염은 위의 정상적인 샘 구조가 소실된 상태를 말한다. 위축성위염이 있는 경우 위암의 위험도가 6배가량 더 증가한다. 장상피화생은 위세포가 소장세포로 바뀌는 것을 말하는데 이질환 역시 위암 발생 빈도를 10~20배 이상 높인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하 헬리코박터균) 역시 위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인구의 약 60%가 여기에 감염되어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으로 위점막층과 점액 사이에 서식한다. 헬리코박터균이 생기면 위에 염증이 생긴다. 균이 세포를 자극하면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가 된다. 이때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 위에 들어가면 정상적인 위보다 위암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아진다. 헬리코박터균이 있는 사람 모두가 위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박 교수는 “조기위암으로 내시경적 위점막하박리시술이나 원위부위절제술 후 헬리코박터균이 나왔다면 균을 없애야 한다”며 “건강한 사람에게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됐다고 해서 이를 없애야 한다는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이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위암은 가족력보다 생활습관이 원인
위암은 유전적인 영향이 크다고 알려진 대장암이나 유방암처럼 가족력으로 인해 생기는 경우는 없을까. 박 교수는 “한국에서 유전적 요인으로 위암에 걸린 케이스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집안 식구들 모두가 위암에 걸린 경우가 있었어요. 이 가족들 유전자를 검사해봤는데 위암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발견되지 않았어요. E-캐드헤린(E-cadherin·CDH1)이 가장 잘 알려진 위암 유전자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보지 못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위암에 걸리는 이유가 유전적 요인보다 환경적 요인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는데요. 가족 중 여러 명이 위암에 걸렸다면 유전자보다 위암을 유발하는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가족이 공유하기 때문에 암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암의 병기는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수술 후 병기검사에서 알 수 있다. 암이 얼마나 위벽에 깊숙이 들어갔는지를 보는 ‘침윤 정도’와 위 주변의 림프절 전이 개수로 구분한다. 위점막층과 점막하층에 암세포가 생겼지만 림프절 전이가 하나도 없는 경우 1기 A(1기 초기), 위벽 근육층에 침범했지만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와 위점막하층까지 침범하고 림프절 2개 이하에 전이된 경우 1기B(1기 후기)로 나뉜다. 암세포가 근육층까지 침범하고 전이된 림프절이 2개 이하면 2기, 림프절에 7개 이상 전이되고 근육층까지 들어가면 3기 등으로 구분된다.


4기의 경우 간, 폐, 복강 등으로 원격전이가 발생한 경우다. 위암은 주로 복막에 전이가 잘 된다. 암세포가 위벽을 뚫고 복막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혈관을 따라 간이나 폐에 생기는 경우도 있다. 위암 환자가 뼈나 뇌에 전이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드물다.


우리나라 위암환자의 약 60%가 1기이고 2기와 3기가 각각 15%, 나머지 10%는 4기 환자다.


병기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수술로 암세포를 제거 한 다음 항암요법으로 이어진다. 1기 초기에 암이 발견되면 내시경으로 암세포를 떼어내기도 한다. 이를 내시경적 위점막하박리술이라고 하는데 주로 크기가 작고 점막층에만 암세포가 있는, 분화도가 좋은 암일 경우에만 해당한다.


그다음 병기부터는 주로 복강경 수술을 많이 한다. 예전에는 암세포가 점막하층까지만 침윤한 조기 암만 복강경 수술을 했지만 최근 진행성 위암(점막하층 이하와 장막층까지 암세포가 침범한 경우, 주로 2~3기)도 위 아래쪽 절제수술은 복강경 수술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앞으로는 2기와 3기도 복강경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위암 수술을 할 때는 위와 위 주변의 림프절까지 절제하는 ‘근치적 절제술’을 시행한다. 암이 발생한 부위뿐 아니라 암이 림프절을 따라 다른 장기로 전이될 위험성을 막기 위해서다.


배가 아파 움켜쥐고 있는 모습



1기의 경우 수술로 90%가 완치되지만 2기 이상인 경우는 수술 후 8차례 정도 항암치료를 진행한다. 항암치료는 암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치료이다. 최근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면역항암치료’도 많이 하는 추세다. 지난 2018년 노벨 생리학상을 수상한 제임스 앨리슨 교수와 혼조 다스쿠 교수가 발견한 면역항암치료는 치료 성적이 좋은 편이다.


위암은 재발률이 높은 암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1기의 경우 5~15% 정도로 낮은 편이다. 2기 위암의 재발률은 약 20%, 3~4기는 50% 정도로 재발한다. 모든 암은 암세포 제거 후 1년 안에 재발하는 경우가 약 80%로 가장 높고 나머지 20%는 2~3년 안에 발생한다. 위암환자는 치료 후 5년이 지났을 때 암이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 판정을 받는데, 완치 판정을 받았더라도 암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1년에 한 번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위암 수술을 한 후 환자들은 이전과 다른 일상을 살아야 한다. 암이 발생한 부위를 잘라냈기 때문에 위의 크기가 전보다 더 작아졌기 때문이다.


“환자들에게 위를 한 달에 한 살씩 먹는 어린아이 위라고 생각하고 음식 양과 먹는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늘 말씀드립니다. 수술한 지 한두 달 정도 지났다고 치면 두세 살 정도 된 어린이 위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음식은 조금씩 꼭꼭 씹어 먹어야 합니다. 너무 맵고 짠 음식은 피해야 하고 과식을 해선 안 됩니다. 술과 담배는 당연히 끊으셔야 하고요. 건강한 식습관뿐 아니라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도 면역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위는 스트레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마인드컨트롤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요.”



수술 중인 박도중 교수의 모습

책을 들고 서있는 서울대 위암센터 박도중 교수

서울대 위암센터 박도중 교수



위암을 막으려면 2년마다 위내시경 검사 받아야
위암 환자의 주의사항은 바꿔 말하면 위암을 예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자극적인 음식을 줄이고 위암을 유발하는 질산염과 아질산염이 많은 가공육을 줄여야 하고 항산화물질이 많은 채소와 과일을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무엇보다 위내시경 검사를 2년에 한 번 받으면서 위 건강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위암은 일찍 발견하기만 하면 후유증 없이 깨끗하게 치료할 수 있어요. 제가 치료했던 환자 중에 20대 젊은 여성이 위내시경 검사로 암을 발견해서 온 적이 있어요. 내시경으로 수술을 하기에는 분화도가 좋지 않아 복강경으로 수술하기로 했어요. 보통 복강경 수술은 구멍을 여러 개 뚫어서 하는데 이 환자의 수술은 배꼽에 구멍을 하나만 뚫는 방법을 최초로 시도했어요. 치료 후유증도 전혀 없고 흉터도 없어서 본인이 위암 수술을 받았다고 말하지 않으면 전혀 눈치 채지 못할 정도예요. 지금은 5년 완치 판정을 받고 잘 지내고 있어요.”


일찍 위암을 발견하면 천운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박 교수는 이미 암세포가 복막까지 전이된 상태에서 병을 발견한 또 다른 20대 여성 환자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라 4기 위암 진단을 받은 이 환자는 자신의 상태를 알고 우울증에 걸릴 만큼 힘들어했다. 어렵게 용기를 내어 치료를 받기로 했는데 암세포의 크기가 크고 복막까지 전이된 터라 수술 대신 항암치료를 먼저 해야 했다. 세 번에 걸쳐 항암치료를 진행했더니 복막에 전이된 암세포가 거의 사라졌다. 이후 위전절제술로 암을 제거하고 지금은 다시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위암환자들은 자신의 상태를 비관한 나머지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왔는데 암에 걸려서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을 들으면 얼마나 심경이 복잡할지 이해합니다. 하지만 4기 위암도 치료를 잘 받으면 충분히 더 좋아질 수 있어요. 항암치료를 하면서 상태가 호전돼서 수술치료를 받는 분들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항암치료를 두려워하는 분들이 많아요. 요즘 위암 항암치료는 머리카락이 빠지는 부작용이 없어요. 희망을 잃지 말고 전문의와 상의해 나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더 중요한 건 예방이고요. 2년에 한 번은 꼭 위내시경 검사를 받으세요. 위내시경 검사만 정기적으로 받아도 위암에 걸릴 확률은 훨씬 줄어듭니다.”






취재 장가현 기자

사진 이종수, 박도중,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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